올해 무려 5연임이라는 장기집권에 성공한 한국선주협회 김영무부회장(사무국장)은 전임 박찬재전무의 3연임에 대해 "똥차가 물러나고 새로운 후임자가 등장해야 한다"고 격렬하게 반발했고, 박전무는 결국 1년만에 전무직에서 퇴진했다. '똥차論'으로 3연임을 저지했던 김부회장이 5연임한 자신에게는 허용한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같은 내로남불식 전무직 '알박기'는 조직을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선주협회는 기형적 조직 운영으로 업계의 입방아에 자주 올랐던 것이 사실이다.

 

김영무부회장이 상무급 임원들 견제를 위해 비중 있는 업무는 한참 아래인 해양대 후배 모부장에 전권을 위임하면서 조직체계를 무시하고 부회장에게 직보하는 체제를 만들어 놓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상무들 모두를 능력없는 인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실무능력이 부족하고 안하무인 성향을 지닌 모 부장에 대해 해운업계 관계자와 해양수산부 실무진의 불만이 늘 존재했지만, 김 부회장이 이런 조직 관리방식을 고수하면서 협회 신뢰도와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선사보다는 자신의 알박기를 위해 국회의원과의 관계에 더 치중했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온다.

 

사실이 아니겠지만, 오죽 편애가 심했으면 김부회장과 모부장이 혈연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해운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잦은 퇴사 급여문제 아니라 비전의 문제

 

선주협회의 조직체계는 일반적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쉬핑데일리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선주협회 조직은 일반적인 피라미드형태도 아니고, 역할을 중시하는 형태도 아니다. 조직 중 최악이라는 위와 아래가 많고 중간이 없는 호리병구조 또는 역삼각형 구조를 보이고 있다.

 

선주협회는 현재 회장(무보수 명예직)을 포함 24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비상계획관과 비서, 기사를 제외하면 21명이고, 승진을 안시켜주는 고졸 여직원 5명을 제외하고 16명이 선주협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부장급이상이 10명, 조직의 허리부문인 부장급 이하인 과장과 대리급이 6명에 불과하다. 차장급은 아예 없다. 이런 조직에서 아래 직급 직원들이 비전을 갖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고, 이 때문에 조직에서 이탈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직 배경이 단순히 급여가 적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대목이다. 아래직급의 잦은 퇴사는 급여의 문제가 아니라 비전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기다 장기집권은 또다른 문제를 잉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과거 수십년전 협회에서 모 전무의 3억원 횡령사건이 있었다. 회계감사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횡령사건은 우연하게 드러났고, 분명하게 형사고발건이었지만 3억원을 다시 반납하는 형태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한 사람이 장기집권할 경우 이런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발생하더라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김영무부회장의 5연임을 보는 시각은 싸늘하다.

 

또한 현재 상무들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잘못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여줄 수 없는 환경을 만든 장본인은 누구인가?

 

김부회장 사무국장 기간중 150개 이상 회원사 도산

 

실제로 2010년이후 회장단회의에는 김영무부회장만 배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전인 박찬재전무, 정해룡상무, 김영무상무 시절 협회 등기임원들이 모두 회장단회의에 배석했지만, 2010년 정해룡 상무가 퇴임한 이후 김부회장만 단독 배석했다. 양홍근 상무가 2012년 등기임원된 이후에도 회장단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단에서 2인자를 알아볼 수 없었던 원인중의 하나로 지목된다. 때문에 올해 황영식상무와 조봉기상무가 등기임원이 되면 등기임원 4명으로 늘어났는데, 이들이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이러한 점들이 선주협회가 개인을 위한 조직인지, 회원사인 해운선사를 위한 단체인지 불분명하게 만드는 이유다.

 

또한 김부회장 재임기간인 2008년부터 현재까지 150개이상의 회원사들이 도산했다는 것은 전적으로 개별 선사의 문제로 협회 사무국이나 국장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격사유가 없다는 회원사를 지원하고 사무국을 잘 이끄는 인물이면 그만인 것이다. 따라서 한사람이 2연임이상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