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협회 김영무부회장(사무국장)은 올해 회원사들의 뜻이라는 이유로 사상 초유의 5연임에 성공했다. 2008년부터 사무총괄인 전무(2016년 부회장 승진)에 선임된 지 올해 12년차에 들어서면서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올해 장금상선 정태순회장이 신임 선주협회장에 취임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해양대 출신(항해과 24기) 회장과 역시 한국해양대 출신(항해과 29기) 사무국장이라는 조합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사무국장이 5연임한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 과정도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다는 지적이다. 올해 열린 정기총회에서 임기 만료된 이사들을 선출하기위해 당일 구성된 임원추천(개선)위원회에 김부회장이 본인이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 대상자(사무국 임원)가 추천위원회에 참여했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다.

 

추천위원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김부회장이 전임 이윤재회장과 신임 정태순회장이 자신을 유임했다면서 이 자리에 참석해 당황했다"고 밝히고, "전임과 신임 회장이 결정했다는데 무슨 이견을 달 수 있고. 인사 대상자가 참석한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도리를 안다면 6개월이나 1년안에 그만두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다른 추천위원도 “김부회장이 위원회에 참석해 놀랐다”면서 “내가 아는 회원사 사장 몇몇도 협회에 전화하면 내가 乙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추정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해운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회장과 사무국장이 모두 한국해양대 출신들이 맡으면서 오해받을 여지가 충분히 있는 만큼 신임회장을 위해 사무국장이 물러나줘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말이 임원추천위원회지 각본을 짜놓고 하는 요식행위로, 투명하지 못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지난 2012년 당시 선주협회장이었던 이종철 STX그룹 부회장이 당시 2연임을 했던 김영무전무의 교체를 추진하다 12월 갑작스럽게 그룹을 그만두면서 유야무야 된 적이 있다"면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재균 전 의원(전 국토해양부차관)도 2013년 9월 김영무 전무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상근고문으로 왔지만, 세월호 대참사이후 관피아(해피아) 논란과 관련해 2014년 6월 17일자로 고문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면서 다시 한번 김부회장을 도와주게 된다.

 

이재균 전의원은 선주협회 상근고문직을 맡아 현대글로비스 등 재벌물류자회사의 문제점을 수시로 제기해온 바 있지만, 세월호 사건이후 꾸준하게 제기돼 온 관피아 논란에 휩싸이면서 해운업계와 선주협회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기만료전에 자진 사임했다.

 

이후 2016년 선주협회는 김영무부회장의 당시 여당 비례대표에 출마하기위해 상근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상근부회장으로 승진 선출하는 한편 양홍근 상무를 유임하고, 사무국의 조봉기 이사와 황영식 이사를 각각 상무로 승진시킨 바 있다. 비례대표에는 당선순위에 들지 못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선주협회가 특정 정당의 공천을 신청하는 것이 옳았냐는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김영무부회장은 내부적으로도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2인자를 키우지 않으면서 장기집권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지적이다.

 

협회의 현재 조직구조가 상무이사들과 부장급의 연령차가 10년 이상 나고 있어 이들이 성장할 기간을 감안하면 김부회장이 70~80세까지도 그 직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상무 2명도 환갑을 맞거나 지나고 있는데다 나머지 한명도 환갑에 근접하고 있어 사실상 대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영무부회장은 지난해 말경 일부 기자들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현재 부장중에 앞으로 협회를 이끌 적임자로 누가 낫다고 생각하는지"를 기자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후임으로 상무들 3명중 1명을 거론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기자들을 당황하게했던 일도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