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이 지난달 21일(목) 여의도 한국선주협회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수사권 과잉 또는 수사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선주협회가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또한 당시 선주협회가 있는 해운빌딩에는 해경 지휘권자인 윤진숙장관이 국회업무를 위해 머물고 있었지만, 사전 보고도 없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지휘권자인 장관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시에는 전 국토해양부 차관을 역임했던 이재균 선주협회고문도 있었다고한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해경 수사관 6명은 지난 11월 21일 오전 한국선주협회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수년치 장부 등을 압수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한국선급의 자회사인 iKR과 관련된 것으로, 청와대에 투서한 집단이 iKR이 선주협회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해경이 1억원의 행방을 찾지 못하자 선주협회를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것. 선주협회는 iKR에 1억원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설령 지원했다고해도 적은 금액이 아닌만큼 회장단의 의결을 거쳐야하는 사안이어서 합법적이라고한다.
그러나 해경의 선주협회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나쳤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수사범위 벗어난 무리수
업계관계자들은 iKR과 선주협회간의 거래가 있었다면 iKR의 법인계좌를 뒤지면 다 나올수 있는 사안인데다 사라졌다는 1억원은 iKR의 문제인데도 굳이 선주협회를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수사권 남용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iKR과 선주협회간의 거래내역은 담당자를 불러 지급여부만 확인하면되는 사안으로 굳이 압수수색이 필요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때문에 해경의 이번 선주협회 압수수색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우선, 회계장부 압수를 통해 선주협회가 그동안 각단체에 지원한 내역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사실상 해경이 주도하고 올해 1월 23일 만든 한국해양구조협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선주협회는 이 단체에 1억원을 지원하는 등 해운 관련단체에서 법인 설립시 상당한 재정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번째는, 선주협회와 해양수산부 관계자간의 접촉관계 등을 파악해 해양경찰청이 앞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나 법령정비 등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해경은 지난해 도로교통안전공단과 같은 단체를 설립하려다 당시 국토교통부의 해운담당 부처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어 이번 선주협회 압수수색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어떤 내용의 정보를 가져갔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활용성이 높은 정보를 취득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해양부 산하기관이 해양부를 압박하는 자료로도 용도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함께 이번 압수수색은 지휘권자인 장관이 사전통보도 받지 못한채 장관이 있는 장소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장관이 철저하게 무시당한 것아니냐는 지적이다. 차관출신인 이재균 고문도 장관이 있는데도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상당히 흥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대해 해경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 "iKR과 관련이 있어 압수수색을 했지만, 당시 장관이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압수수색 영장을 받기가 어려운 만큼 압수수색 영장이 나왔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또한 iKR에 대한 수사가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압수수색 당시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었던 만큼 장관이 국회업무를 위해 여의도에 있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해경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해경은 수사권과 정보권으로 단체를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하고, "해경의 원래 역할인 코스트가드(연안경비)에 더욱 충실해야하는 것아니냐"고 지적하고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다툼도 이번 사안과 관계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정부 한 관계자도 "지휘권자인 장관이 상주하고 있는 것을 산하기관이 사전통보도 없이 압수수색한 것은 장관을 무시한 것으로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권과 정보권으로 압박
또다른 관계자는 "해경의 이번 선주협회 압수수색은 범위를 벗어난 무리수"라고 단정짓고, "해경의 한국선급과 오공균 전회장 개인에 대한 조사가 무려 8개월간 이루어졌지만 별다른 건수가 나타나지 않자 수사범위를 선주협회로까지 무리하게 확장했던 것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해경이 압수수색 다음날 장관에게 사과했고, 선주협회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국선급과 오전회장에 대한 투서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투서한 사람이나 집단에 대해 무고죄를 적용해야하는 것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조만간 수사가 종결될 예정이라고한다.
아무튼 이번 해경의 전격적인 선주협회 압수수색은 두고두고 말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리한 수사를 한 해경이 선주협회와 해운업계에 공식 사과해야한다는 지적과 불합리한 수사에 대해 업계가 적극 항의해야한다 것이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