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대마피에'에 대한 단상
최근 “세월호” 관련보도를 보면,일부 언론사의 경우 사고의 원인과 대책을 사실적으로 전달하기보다 마녀사냥식의 무차별적 폭로와 진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기사가 판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정확한 사고의 원인을 알고 올바른 대책을 세워 향후 똑같은 사고를 방지할 수 있게 제안하는 것도 언론의 바른 역할이다. 특히 선박의 침몰원인을 분석하는 보도의 경우 해운에 관련된 모든 종사자들이 마치 범죄 집단에 속하는 것처럼 “마피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음지에서 묵묵히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다수의 해운산업 종사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태이며 본의 아니게 이차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형편이다.
마피아는 잘 알다시피 19세기의 시칠리아섬을 주름잡던 반정부 비밀결사를 뜻하는 말로 해양대는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대학교와 목포에 있는 목포해양대학교로 분리되어 두 학교의 졸업생들은 서로 교류도 없는 편인데, “해양대마피아”로 부른다면, 사법부에 서울대학교 출신이 많다는 이유로 모든 사법부를 “서울대마피아”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논리의 비약이며 아무런 근거가 없는 용어이다.
선장의 100% 잘못 인정
물론 선박의 침몰하는 과정에서 탑승객의 안전과 제대로 된 구조를 시행하지 않은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잘못은 부인하기 어렵다. 선장은 선원법에 따라 자기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며, 선박의 최후를 항상 함께 하는 정신자세가 절실하다. 세월호선장과 선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지금도 오대양 육대주의 넓고 거친 바다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선장을 비롯한 해상직원들의 사기는 땅바닥에 떨어진 상태이다.
우리나라의 해운산업은 불모지에서 출발하였으나 1970년대부터 수많은 선원들이 외국선박회사에 취직하여 막대한 외화를 가득하여 무역외수지 개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으며, 이로 인해 축적된 자본은 해운산업을 일으키는 원천이 되었다.
한국해운산업은 2012년 말 현재 58.5백만 재화중량톤을 보유한 세계 제 5위의 강국이며, 해운수입은 약 344억불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삼면이 바다이고 수출입화물의 거의 백 프로에 가까운 물동량을 해상을 통하여 운송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미약하여 관련산업을 담당하는 해양수산부마저 존폐를 반복하였으며, 해운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선박금융공사 설립도 해운보증기구로 축소되어 추진되고 있다.
정부의 해운산업에 대한 무관심이 깊어지는 사이 대표적인 해운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우 최근에 발행한 일부의 전환사채권을 만기이자율 10.13%라는 고율에 발행하는 등 금융비용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의 불황의 여파로 금융권에서는 선박의 담보가치를 인정하는 대출은 아예 시행도 하지 않고 있어 전체 해운산업이 고사 직전에 내몰려 있다. 해운산업이 호황이었던 2007년경에는 선박매입자금의 10~20%만 가지고도 선박구입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해양대마피아”를 논하기에 앞서 해양에 대한 홀대는 역대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에 해양대 출신이 한명도 없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연안선사 해양대출신 거의 없는데, 해양대마피아 근거 머냐?
해운산업도 연안을 운송하는 선사와 외항을 운송하는 선사는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해운법에 따르면 해운업은 외항과 내항으로 분류하고 다시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으로 세분하였다. 청해진해운은 내항여객운송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내항여객선의 운항관리를 관장하는 해운조합에는 한국해양대출신은 전체직원 중 약 10여 명만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연안해운선사의 경우 해양대출신이 거의 전무한 형편인데, “해양대마피아”가 성립할 수 있는 논리적인 근거가 궁금할 뿐이다.
선박을 운항할 때 발생하는 해상고유의 위험을 담보하기 위하여 해상보험에 부보하여야 되며, 이때 보험요율은 대부분 선급의 등급과 관련이 있다. 국적외항선박의 경우 정부대행검사를 이행하기 위하여 대부분 한국선급(KR)에 가입되어 있고 일부의 선박의 경우에는 국제경쟁을 하는 해운업의 관행 상, 선박에 대한 세금이 저렴한 편의치적국(Flag of Convenience)에 치적하고 있으며, 이럴 경우에는 선급의 선택은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한국선급은 전 세계 40여개의 선급 중 국제선급협회(IASC)에 포함된 11개 선급 중 하나이다. 언론보도처럼 한국선급과 선주가 유착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이해당사자인 선주가 자체적으로 감독관을 파견하여 선박검사과정을 감시하고 있다. 동일한 비용으로 선박을 대충 수리하고 건조하기를 바라는 바보같은 선주는 없을 것이다. 만약 한국선급에서 대충 검사를 받을 경우 외국항만에서 실행하는 항만국통제(Port State Control)가 수시로 있어 외국항에서 출항이 정지될 경우 막대한 경영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선사 스스로 선박의 안전과 국제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선급과 선사 유착관계 어불성설
한국선박들의 안전도는 상당히 양호한 편이며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외항선박이 외국항만에서 실시한 항만국통제검사 결과 아태지역에서만 단지 약 14척의 국적외항선이 출항정지 조치를 받았으며, 유럽과 미국에서는 단 한 척도 출항정지를 받지 않았다. 반면 우리나라의 항만국통제는 세계적으로 철저하다고 외국선사에게 악명이 높으며, 2012년 기준 약 8,396척에 대한 외항선박의 항만국통제를 실시하여 결함지적과 출항정지는 각각 약 77.2%와 4.2%였다.
선급별로 살펴보면 한국선급과 영국로이드선급(LR)의 출항정지율이 약 1.16%와 1.04%이며, 미국선급(ABS),프랑스선급(BV),일본선급(NKK)은 각각 2.13%, 5.52%, 2.61%였다. 해상사고를 선박규모별로 살펴볼 경우에도 한국선급을 주로 이용하는 만 톤 이상 대형선박 사고율은 약 5.8%이지만 백 톤 이하 소형선박의 사고는 전체의 약 71.9%에 달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하여 일부의 정치권에서는 선원법과 선박법의 개정을 통하여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관련 법령의 정비를 추진한다고 한다. 물론 규정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적이지만, 자격요건을 상향조정하면, 이에 따른 적절한 처우가 동반되어야 한다.
2012년 선주협회 “해운연보”에 따르면 외항상선 선장의 평균연봉이 약 1억5,000만원 정도이나, 언론에 보도된 세월호 임시선장의 월급은 약 27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추진하는 여객사고가 발생한 해기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선원법이 추진될 경우 여객선에 승선하려는 해기사는 감소하고 이는 승무원의 자질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내항과 외항선장 임금격차 커..내항 처우 개선이 우선
선박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경우에만 적절한 대책이 나올 수가 있다. 의사의 실수로 환자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모든 병원을 없앤다면 어리석은 처방전일 것이다.
오히려 이번과 같은 대형 해난사고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선박과 해양에 풍부한 지식과 능력이 많은 “해양대마피아”를 적극 활용하고 부산 영도에 있는 해양클러스터를 적극 활성화하여 관련인재 양성을 지원해야한다.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세월호와 같은 대형 해난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관련 기관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여 현명한 대책을 세워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신동식(경제학박사,글로벌서비스(주)대표이사)